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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세상보기

[연극리뷰] 해뜨기 70분전

by 언덕위에 날개 2021. 9. 5.

오늘(12시가 지나 어제가 되어버렸다)은 대학로 성균소극장에 오른 2인극을 관극하였다.


극단 V프로(대표 최미선)의 제5회 정기공연 <해뜨기 70분전>은 김나정 작가의 대본을 바탕으로 했으며 연출가 서상규님이 연출과 무대디자인을 맞고 박지영, 김하영 두 배우가 출연하는 연극이었다.

연극의 내용은 사십대와 이십대의 산모가 출산을 직전에 두고 일어나는 사건을 그렸다.

극은 아이를 여러번 유산한 40대 산모 병주와 대리모 하영가 서로를 의지하고 보살피며 출산을 준비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러나 집안에서의 입지를 위해 대리모를 의뢰한 병주가 자신의 아이를 지켜보기 위해 하영에게 접근한 것이 들통나면서 출산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서글픈 현장으로 극은 변한다.

공연 팜플렛 중 연출가의 말


무대는 하영의 상황과 임신한 아이에 대한 두 여인의 생각이 잘 녹아져 있었다.

무대 앞쪽엔 작은 어항이 있고 태아로 상징되는 물고기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두 여인은 어항에 먹이를 습관처럼 넣어주는데 그 모습이 수중태아를 대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또 하나는 천장에 걸린 모빌들이다. 귀여운 장난감부터 인형까지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굉장히 억압적이고 기괴하기까지 하다.

공연 후 무대의 모습, 아기의자 위에 놓인 어항. 공연 마지막에는 물고기가 사라져 있다.


이 공연을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잉태한다는 것이 개인의 욕심인 것인가 새생명에게 삶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인가.
주변에 아기를 갖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유산을 경험하며 시험관 아기까지. . 10여년을 노력한 끝에 아이를 갖으신 분들도 계시다. 물론 이분들에게 생명은 귀한 축복이다.

그럼에도 아직 아이를 갖지 않은 나에게 이 작품은 잉태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배우들의 무겁지 않은 연기와 유머가 한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했다. 재밌었다.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이 아쉬웠다. 연출가님에게 다음에 꼭 재공을 올려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그만큼 좋은 작품이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이슈를 무겁지 않게 극으로 승화시킨 이 작품은 나의 생각을 성장시켰다.
오늘도 역시 힐링한 하루가 될 수 있었다.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예술작품을 보면서 힐링하세요!
예술은 감성과 감각을 일깨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성장시킨답니다.

오늘도 힐링힐링하는 하루 되세요~~


대학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