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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함 가득한 가을산행_관악산

by 언덕위에 날개 2021. 10. 18.

삼성산 깃대봉





비가 억수로 쏟아진 다음날
한참 전 약속했던 산행을 나섰다. 관악산!


관악산은 하도 험하다는 얘기 들어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내 스승님께서
산을 잘 아는 분이 계시다면 산행을 권해
발걸음을 했다.


3시간 코스로 얘기되었고 등산 초보자가 있으니
산책하듯 어렵지 않은 코스로 부탁드렸다 들었다.


우리를 인도할 분을 뵈었는데 크록스에
시내로 외출할 것 같은 복장이어서
'진짜 쉬운 코스를 다녀올건가?'
하고 조금은 실망했었다.
오래간만에 갖춰 입고? 나왔는데 ㅋ






그분은 산을 워낙 좋아해서 주변인들을 데리고
산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내심 어디로 우리를 인도할까 기대되는 맘을 안고
국립공원 입구로 들어섰다.




관악산 국립공원입구. 들어갈 때 못 찍어서 나올 때 한 컷! 쪼오기 크록스 신은 분이 리더 😁




안내판



이 길은 산 초입인데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은만큼 아름다운 정경을 보여준다. 단풍질때 더 예쁠 듯 하다.




관악산을 들어서는 곳에서 우리는 우회전을 했다.
사진을 못 찍어 아쉬운데 '관악산'이라고 바위에 새겨진 곳에서 갈라진 길이다.
등산객이 잘 다니지 않아 마스크를 간간히 내리며
다닐 수 있는 곳이라 했다.
그 길은 삼성산으로 올라가는 길로 작은 절이 있고
그리 가파르지 않은 곳이라 편하게 등반? 했다.





한적하고 중간중간 걸려있는 법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너무 밝은 날보다 약간 흐릿한 듯한 날씨에 자연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삼성산은 올라가는 길이 그리 험하지 않아 좋았다.
다만 절을 지난 후에 점점 바위가 많아지기고 가팔라지기는 했지만
험하다 할 수준은 아니었다.


전날 비가 온 덕에 공기가 맑고
들이마시는 호흡 속에 숲의 향기가 가득해
그야말로 힐링이었다.

발로는 단단한 바위와 흙이 느껴지고
머리로는 하늘이 느껴지고
몸 안으로는 산 전체가 흘러들어와 자연에 녹아든 느낌이었다.


이래서 산이 좋다~!! 하나보다.



삼성산 중턱에서 바라본 풍경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다 만난 너른 광장에서 우리가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 설명중


인도자분께서 원래는 칼바위 능선을 넘어가서 내려가는 길을 택하려고 했는데
험할 수 있어 그 밑으로 해 약간 돌아서 내려가는 길을 간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갑자기 절벽처럼 올라가는 바위들과 마주했다.
인도자분은 도사처럼 슉슉 바위들을 올라가고 내려갔다.
쉬워 보여 다가갔는데
발을 디딜 곳도 마땅치 않고 마치 암벽타기?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손과 발을 맞춰가며 바위를 넘었다.


바위틈에 발을 넣으며 오르던 중 용기내어 촬콱!


알고 봤더니 깃대봉 국기대
산 정상이었다.

다들 바들바들 손을 떨며 작은 바위위에 섰다. 일행들은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풍경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ㅎ



정말 다들 사색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인도자는 바위를 쑥 내려갔는데
스승님이 작은 체구에 발이 아래에 닿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몰랐고
바로 뒤를 따르는 일행도 너무 무서워해서 거의 얼음 상태였다.
우리로 인해 뒷 행렬이 밀리고
결국 어떤 산악인께서 스트링을 꺼내 스승님의 가슴에 감아 받쳐 내려주셨고
그의 인도로 무사히 어려운 코스를 넘어갈 수 있었다.


아찔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의 묘미와 아름다운 풍경을 눈과 가슴에 담을 수 있어 좋았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밧줄을 부여잡고 암벽 등반하듯 조심조심 발을 디뎠다.
그 와중에도 사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나


'










험한 산을 넘고 넘어 조금씩 내리막길에 다 달았는데
3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산에 있었다.
그중에 잠시 쉰 건 10분??
정말 인도자의 강행군에 다들 넋이 나갔다.ㅎㅎㅎ
스승님께서는
'이제껏 제가 다닌 등산은 등산이 아니었나 봐요'
하시며 농담을 하셨다.


우리는 쉽게 시작하자던 삼성산에서
이미 관악산 쪽으로 넘어와 있었다.
인도자 왈,
'생각보다 잘 따라오고 체력도 좋으신 것 같은데요?!'
우리에게 좀 더 재미있는 코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신 거라 해서
우리는 그저 웃었다. 하하하





우리는 수다도 떨고
주변의 나무들도 보며
가끔 미끄러져 '으악!' 소리도 지르며
하산했다.





다시 만난 입구로 향하는 길이 어찌나 반갑던지 ㅎㅎ

굉장히 인상 깊고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산행이었던 것 같다.
근래에는 남편 하고만 다녔는데
여럿이 같이 등산하며 얘기도 하고 여러 풍경을 봐서 그런지
아주 힘들게 느껴지지 않고
다시 한번 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를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단풍이 진 가을산 또는 눈이 내린 겨울산을 다시 만나고 싶은
관악산이었다.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인 삼성산만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




* 제가 다녀온 코스는 서울대학교 입구 쪽에 있는 곳이었어요.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하차해 3번 출구로 나오면 버스정류장이 있어요.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대에서 내리시면 돼요.
서울대 정문을 마주하고 오른쪽 길로 쭉 따라 가면 관악산 국립공원 주차장과 매표소가 있어요.
만남의 광장이라고 시계탑이 있어서 미팅 포인트로 잡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